(취재후기) 신입생 또 '음주 사망', 무너지는 상아탑 옛글모음(2006.05-2011.10)

2010년 5월 3일 KBS 9시 뉴스 보도      


   짧은 기간, 기자의 삶을 살면서 느낀 것은 어느 순간 '죽음'에 대해서 무감각해진다는 것이다. 불에 타 죽은 시체를 꺼내는 화재 현장, 시신 조차 찾을 수 없을 만큼 참혹했던 사고 현장들. 그러나, 현장이 핏물로 물든 만큼 취재기자는 그거에 무감각해진다. 왜냐면 아수라장이된 현장보다는 그 '원인'이 무엇인가에 골똘하기 때문이다. 

  피곤을 달래는 일요일 밤, 회사의 호출을 받고 현장으로 나섰다. 장례시장은 먼 거리를 한 달음에 달려온 가족들만이 쓸쓸히 지키고 있었다. 대학생 음주 사망 사고.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사건. 고교 입시 전쟁을 헤쳐나온 대학생들은, 입시에 대한 압박감에 대한 반발일까, 술을 자주 마시게 된다. 대학생활을 거친 나 스스로도 그랬던 것 같다. 잔디밭과 막걸리는 캠퍼스의 로망이라며.

  20살의 여대생이 '강요된' 술을 마시고 다음날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족들과 친구들의 진술에 의하면, 20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아 소주 3병이 넘는 양이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별다른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술과 사망 원인에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혈액과 조직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치사량이었는지, 조직 내 출혈이 있었는지는 며칠 후면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다. 

  취재를 하며 의아했던 것은 학교 측의 태도였다. 학교 역시 원하는 것은 분명 '정확한 사고 경위'일 것이다. '그날밤' 무슨 일이있었는지, 어떤 경유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는지 여부이다. 그러나 취재에 응하는 학교는 당시 상황을 진술하기 위해 취재에 응했던 '숨진 여대생의 친구'가 누구인지에만 관심을 가졌다. 왜 일까?

 또 취재 과정에서 1학년과 2학년이 술자리를 했다는 휴게실 바로 위에는 분명 'CCTV'가 설치돼 있었다. 학교 측은 CCTV (화면 커버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녹화 화면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공개를 거부했다. 왜?  물론 언론에 모든 것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감안할 수 있다. 못지 않게 당황했을 학교 측의 처신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학교에서 '꿈'을 키우던 제자가 숨진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를 하기 힘들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산 자만이 말을 할 수 있다. '침묵'하는 이들이 입을 열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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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비로긴 2010/05/12 17:56 # 삭제 답글

    하여간 ㅡㅡ 군대랑 다를게 뭐야 ㅡㅡ 지잡대 티내나 '기강을 잡는다'라니 ㅡㅡ ㅅㅂ 존나 유치하네 저런 사회나가서도 쓰잘데기없는 선배들때문에 죽었다니.......... 명복을 빕니다.
  • 2010/05/13 12:35 # 삭제 답글

    군대도 저렇게 술은 안먹입니다...군대에서는 술 많이 먹여놓으면 사고칠까봐 회식때도 많이 못먹죠..군대 비교 맙시다..걍 개념없는 애들 일뿐입니다...
  • 역설 2010/05/13 17:29 # 답글

    친구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CCTV 공개 거부...
    한숨만 나오네요. 슬픕니다.
  • 백범 2010/05/13 19:23 # 답글

    쓸데없는 헛소리는 추천만빵 눌러놓고 이런 글은 그냥 묻어버리다니... 인간들이 썩었네요. 썩었어...

    그럴거면 모든 남의 일 자체를 관심갖지 말던가...
  • 루시드엘Mk3 2010/05/14 06:18 # 답글

    자신의 주량을 주체못하고 스스로 마시던것도 아니고 강요라...에휴
    술을 폭력수단으로 삼은 저 선배들이란 사람들은 선배로써의 자격이 없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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